<러너스 하이란?>
운동을 하며 받은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고취시키는 행복감을 뜻한다.
- 러너스 하이는 1979년 A.J멘델 발표한 논문 세컨드 윈드(second Wind)’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Exercise high 라고도 하며 달리기를 시작한 뒤 30분 정도가 지나면 상쾌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느끼는 행복감이, 흡사 마약을 투약했을 때 느끼는 것과 같다 라고도 표현한다.
'헉헉~'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그래도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한 시간이 다 되도록 쉴 새 없이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었다. 모처럼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 길에 햇살은 상쾌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찾지 못하는 동안에도 길은 그대로였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아들을 맞이하는 어머니의 푸근함이 그 곳에서 느껴졌다.
몸뚱이를 혹사시키는 행위가 정신을 맑게 하는 것 같았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하던 머리 속이 땀을 흘리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맑아지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것들이 조금씩 씻겨져 내렸다. 먼저 '외부'의 것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밥벌이의 현장에서 쌓인 지저분한 오해와 긴장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조금 더 발에 힘을 주자 요즘 며칠 째 속을 썩이던 돈 문제가 그 뒤를 이어 나뒹굴었다. 그리고 또 조금 더 달리자 이번엔 가족들에 대한 섭섭함이 녹아 내렸다. 양파껍질처럼 한 겹씩 흘러내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자 '나'만 남았다. 벌거벗은 듯한 가벼움으로 강변을 달리는 나만 남았다.
이제 마음이 안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저만치 가라앉고 보니 식은 열정이 보였다. 언젠가는 뜨거웠을 그것이 너무 오래 돌보지 않아 뻣뻣이 식어 작게 오그라들어 있었다. 가슴이 꾸욱 아픈가 싶더니 금새 그 느낌이 사라졌다. 조금 더 가라앉으니 이번엔 벌겋게 성한 욕심이 눈에 들어왔다. 손안에 쥐고 있는 작은 것조차 놓아 보낼 수 없는 좁은 마음이었다. 다시 가슴 한 쪽이 지잉 울리는가 싶더니 이내 잦아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가라앉고 보니 아무 것도 없었다. 온통 검은 속으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안을 들여다본 끝에 만난 칠흑 같은 어두움이 묘하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그 때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터널 끝의 구멍으로 빛이 새어 들어오듯이 어두운 가운데로 밝은 느낌이 서서히 치솟았다. 주변이 차차 밝아지는가 싶더니 가슴 한복판 어딘가 쯤에서 간질간질한 따스함이 온 몸의 끝 쪽으로 퍼져나갔다. 몸이 붕 떠오르기 시작했다. 몸의 감각이 조금 둔해지는 듯 하더니 주변의 풍경이 오히려 선명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약간 느리게 흐르는가 싶은 가운데로 기분이 살짝 들뜨고 다리에 힘이 스르르 풀렸다. 야릇한 쾌감이 몸의 구석구석을 간질였다
...
<2007 신종윤 칼럼 中>
<작용 원리>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 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다고 알려진 호르몬은
엔돌핀 (Endorphine) 이다, 엔돌핀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마약성 진통제로
사용되는 모르핀의 100배의 통증 억제효과를
갖고 있다.
엔돌핀은 유산소 (Aerobic) 상황에서는 별 증가를 보이지 않다가 무산소 (Anaerobic) 상태가 되면 급증한다. 혹은 신체가 고통을 겪거나 심리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때도 분비되는데 즉 인체의 자기방어 시스템 중
하나 인 것이다.
1.
<엔돌핀이 러너스 하이와 연관 있다는 실험 결과>
뮌헨공과대 핵의학 헤닝 뵈커 교수팀이 주도했다.
실험은 10명의 육상선수를 대상으로 2시간 장거리 달리기 전후에 뇌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 (PET)으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실험을 위해 사용된 방사성 물질 ‘18F’FDPN은 뇌의 진통 물질들과 경쟁적으로 아편 수용체와 결합한다.
즉 엔돌핀이 많이 생성될수록 엔돌핀이 아편 수용체와 더 많이 결합하여 남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한 ‘18F’FDPN이 뇌속에 많이 남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2시간 정도 달리기 전후의 영상을 비교해 ‘18F’FDPN 가 엔돌핀 분비량에 밀려 수용체에 더이상 결합하지 못하고 남은 것을 확인했다. 위의 결과는 감정을 컨트롤 하는 전두엽과 번연계에서 확인되었다
18F FDPN pet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
운동 후 행복감과 도취감이 높아지는 이유를 뇌에서 분비된 엔돌핀에서 찾은 것이다.
2.
<뇌의 마리화나, 내인성 카나비노이드>
카나비노이드 (마리화나) 와 비슷한 러너스 하이 효과
이미지 출처 - https://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483
내인성 카나비노이드는 마리화나의 활성성분(THC: tetrahydrocannabinol)과 유사한 천연화합물로서 항암작용을 비롯한 통증제어, 뇌손상 복구 등 생리적 과정에 필수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2003년에 수행된 조지아 공대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연구팀은 두 대학에서 각각 12명씩, 총 24명의 청년에게 50분 동안 최대 심박수의 76%를 유지시키며 강도 높은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을 시켰다. 그리고 그 후, 그들의 혈액을 체취한 결과 평소의 80% 이상의 아난다마이드(anandamide) 가 생겼음을 확인했다.
심리적 안정감과 희열감이 마리화나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과연 좋은 현상인가?>
여기서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필자의 생각은
"필요하다" 라는 입장이지만 최근의 의학계와 동일하게 적당한 중독을 이용하여 건강해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운동하고는 담을 쌓고 살던 시절이 있었고 사회적으로 문제되거나 병력으로 갈 정도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술 담배에 의존할 때도 있었다, 어느순간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에 매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억지로 유산소부터 했더니 매일매일 고통스럽고 힘겨웠던 운동이 어느날 뛰는데 다리가 무의식적으로 알아서 움직이고 기분이 업되며
주변이 진공상태처럼 변하는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는, 오히려 피곤이 사라지는 경험을 겪었다.
운동을 끝나고 러너스 하이로 인해 느끼지 못했던 피로가 몰려올 때 찬물로 샤워를 한번 해주면
하루의 끝 마무리가 노곤하면서도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허나 뭐든 적당해야한다, 엔돌핀이 분비되어 무리하게 치고 나가다가 무릎에 부상이 오거나 주변을 신경쓰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러너스 하이로 인한 러닝과 운동의 상쾌함과 즐거움을 즐기되 건강을 위한 운동임을 상기하고 당일의 컨디션을 파악해 무리함은 경계하자.
참고 문헌 및 기사
http://www.bhgoo.com/2011/8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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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 하이란 무엇인가 뇌속 마약이 당신을 달리게 만든다 2011.05.30 00:00 박정렬 객원기자 찜 프린트 축소 확대 달리기를 즐기다 보면 처음에는 숨이 차고 힘들다가도 사점(dead point)를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이 가뿐해진다. 더 나아가 시공간을 초월하고 박진감을 느끼며 희열감을 느껴 자신의 몸이 날아갈 것 같은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짧게는 4분에서, 길게는 30분에 이르기도 하는 이 같은 상태가 바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또는 러닝 하이(run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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